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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동 '파도' 만들던 회사가 뉴욕 한복판에 일을 냈다…라스베이거스 다음은 여기?

기사입력 2025.09.17. 오후 06:46
 세계 문화와 예술의 심장부, 뉴욕 맨해튼이 한국의 디지털 미디어 아트에 매료되었다.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관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아르떼뮤지엄'이 지난 1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 대규모 상설 전시관의 문을 열고 본격적인 관람객 맞이에 나섰다. 이번 뉴욕관은 라스베이거스에 이은 두 번째 미국 진출로, 세계적인 예술의 도시 중심부에 K-미디어아트의 깃발을 꽂았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전시관이 자리 잡은 곳은 맨해튼 서부 첼시피어의 유서 깊은 여객선 터미널을 현대적으로 개보수한 스포츠·엔터테인먼트 복합단지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아르떼뮤지엄은 이곳에 무려 4800㎡(약 1450평)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로 들어서, 뉴요커들에게 압도적인 시각적 경험을 선사할 준비를 마쳤다.

 

이번 프로젝트를 총괄 기획하고 운영하는 주체는 국내 디지털 디자인·아트 기업 '디스트릭트(d'strict)'다. 2004년 설립 이후 혁신적인 공간 경험 디자인에 매진해 온 디스트릭트는 2020년 서울 삼성동 케이팝스퀘어의 대형 스크린에 거대한 파도를 담아낸 퍼블릭 미디어아트 '웨이브(WAVE)'를 공개하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같은 해 제주를 시작으로 세계 곳곳에 몰입형 아트 전시관인 아르떼뮤지엄을 성공적으로 개관하며, 불과 몇 년 만에 누적 관람객 1000만 명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달성, K-콘텐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했다.

 


새롭게 문을 연 뉴욕 전시관은 '영원한 자연(Eternal Nature)'이라는 아르떼뮤지엄의 대표 테마 아래, 자연의 본질적인 아름다움과 빛의 예술을 절묘하게 융합한 16개의 대형 미디어 작품들로 채워졌다. 끝없이 피고 지는 꽃의 순환을 담은 '플라워(FLOWER)', 발밑으로 밀려오는 파도를 생생하게 구현한 '비치(BEACH)' 등 이미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은 대표작들은 물론, 뉴욕의 다채로운 자연경관과 도시의 지역적 특색을 현대적인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한 새로운 작품들도 함께 선보인다. 관람객들은 회색빛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디지털 기술이 빚어낸 영원하고도 장엄한 자연 속에서 시공간을 초월한 감각적인 휴식을 경험하게 된다.

 

디스트릭트는 이번 뉴욕 진출을 단순한 해외 지점 확대를 넘어, 한국 미디어아트의 독창적인 정체성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세계 무대의 중심에서 공인받기 위한 전략적 교두보로 삼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디스트릭트의 한 관계자는 "뉴욕은 전 세계의 예술적 다양성이 집결하고 새로운 트렌드가 시작되는 도시"라고 강조하며, "이곳에서의 성공적인 안착은 앞으로 아르떼뮤지엄이 세계 주요 거점 도시로 뻗어나가는 데 가장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K-팝과 K-드라마에 이어, 이제 K-미디어아트가 뉴욕을 발판 삼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또 하나의 대표적인 문화 수출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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