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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전시야, 영화야?" 3,000년 전 이집트, 서울 한복판에 등장

기사입력 2025.04.30. 오후 04:31
 올해 한-이집트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고대 이집트 문명의 찬란한 유산을 디지털 기술로 재해석한 대형 전시가 서울에서 막을 올린다.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내 복합문화예술공간 '빛의 시어터'에서는 오는 5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약 6개월간 ‘파라오의 이집트, 빛으로 깨어난 고대 문명’ 전시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고대 이집트 문명의 기원을 조망하고, 나일강 유역에서 꽃핀 삶과 예술, 신앙을 디지털 예술의 언어로 풀어낸 몰입형 미디어 전시다.

 

관람객은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고대 문명의 상징들과 마주하게 된다. 웅장한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파라오의 흉상, 벽화와 부조, 황금 장신구, 왕의 무덤까지 고대 이집트를 대표하는 이미지들이 거대한 스크린과 벽면, 바닥까지 이어지는 디지털 캔버스를 통해 몰입감 있게 펼쳐진다. 3,000년이 넘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고대 이집트인들의 사상과 삶, 건축과 예술을 다채로운 시청각적 요소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루브르박물관, 대영박물관, 이집트박물관 등 세계 주요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대표 유물들이 디지털로 구현돼 하나의 공간 안에서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투탕카멘의 황금 마스크는 물론, 정교하게 새겨진 부조와 화려한 벽화, 섬세한 장신구까지 디지털 복원 기술을 통해 생생하게 재현된다.

 

눈길을 끄는 또 하나의 요소는 첨단 게임 기술의 도입이다. 유럽 최대 게임사 유비소프트의 인기 게임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의 교육용 3D 콘텐츠가 전시의 일부 영상에 활용됐다. 이 콘텐츠를 통해 관람객은 실제 카이로 인근의 기자 고원에 있는 거대한 스핑크스를 지나 테베의 카르나크 신전으로 향하는 여정을 체험하듯 따라가게 된다.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이 여정은 고대 유적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며 전시에 사실감을 더한다.

 

 

 

전시의 몰입감을 높이는 또 다른 요소는 사운드트랙이다. 고대 이집트를 연상시키는 영화 OST와 오페라에서 영감을 받은 음악들이 전시의 주요 장면에 맞춰 구성됐다. 예컨대 피라미드 건설 장면에는 웅장한 석재가 쌓이는 무게감과 건축적 위엄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 작곡된 음악이 삽입돼 시청각적 깊이를 더한다.

 

이번 전시는 시각 예술과 음악, 게임 기술까지 결합한 융합형 콘텐츠로 구성돼, 단순한 유물 관람을 넘어 고대 문명을 오감으로 체험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이를 통해 전통적인 박물관 전시의 한계를 넘어 보다 넓은 대중과 소통하고, 교육적 효과까지 높이겠다는 취지가 담겼다.

 

칼리드 압델라흐만 주한 이집트 대사는 전시 개막을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전시는 첨단 디지털 기술을 통해 과거로 돌아가는 특별한 시간 여행”이라며 “학생을 비롯해 많은 한국 국민이 전시를 통해 이집트 문명의 매력을 체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6개월간 진행되며, 워커힐 ‘빛의 시어터’는 빛과 영상, 음악이 결합된 몰입형 전시 기법으로 해외 유명 전시들을 국내에 소개해 온 공간이다. '파라오의 이집트'는 한국과 이집트 양국 간 문화 교류의 의미를 되새기며 고대와 현대, 동양과 서양을 잇는 문화적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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