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84세 이명박도, 박근혜도 모두 거절... 이재명 임명식 '쓸쓸한 광복절'
기사입력 2025.08.13. 오전 10:56
대통령실과 정치권에 따르면 이명박 전 대통령(84세)은 건강상의 이유로 행사장에 오래 앉아있기 어렵다며 불참 의사를 전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는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을 통해 초청장이 전달됐으나, 참석 의사를 밝히지 않아 불참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전직 영부인들도 고령과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90세)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86세)도 불참한다. 일각에서는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 유족까지 초청하는 것이 행사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되었다.
현재 구속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처음부터 초청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지난달 28일 "윤 전 대통령 내외는 현재 구속 중이거나 수사 중이라 초대 대상에서는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보수 정당들도 국민임명식 불참을 선언했다. 이들은 80주년 광복절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도,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와 윤미향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사면·복권 조치에 항의하는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개혁신당 역시 특별사면·복권에 항의하는 의미로 국민임명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대통령은 오는 15일 광화문광장에서 국민임명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달 29일 SNS를 통해 "진정한 국민주권 가치와 소중함을 나누는 뜻깊은 시간이 되리라 믿는다"며 "주권자인 국민이 21대 대통령을 직접 임명하고 각자 기대와 바람을 전하는 자리"라고 행사의 의미를 강조했다.
국민임명식에는 1945년생 광복둥이, 1956년 한국증권거래소 발족 당시 상장한 12개 기업, 1971년 카이스트 설립 주도 관계자, 1977년 한국 최초 에베레스트 등정 성공 등반대를 비롯해 애국지사, 독립유공자, 국가유공자, 파독 근로자 등이 초대되었다.
또한 인공지능(AI) 등 신산업 분야의 기업인과 연구인들, 군인·경찰·소방관 등 제복 입은 시민들, 한국전쟁·베트남전·이라크전 참전 용사들도 초청받았다. 이 대통령이 특별히 신경 쓰는 사회적 참사 및 산업재해 사망자 유가족들도 초대 명단에 포함되었다.
그러나 보수 정당 출신 전직 대통령들과 영부인들의 불참, 그리고 보수 정당들의 불참 선언으로 인해 이 대통령이 추구하는 국민통합의 메시지는 상당 부분 퇴색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첫 광복절 국민임명식은 정치적 갈등과 분열 속에서 '반쪽짜리' 행사로 치러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