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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녀 심청이 사회 약자로 변신?... 국립창극단의 '충격적' 고전 해체 프로젝트

기사입력 2025.08.21. 오후 06:35
 국립창극단이 전통의 경계를 넘어선 파격적인 시도로 새 시즌을 열어젖힌다. 개막작 <심청>은 고전 판소리 '심청가'를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해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담아낸다. 단순한 효와 희생의 이야기를 넘어, 오늘날 우리 사회가 귀 기울여야 할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으로 탈바꿈했다.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 요나 김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연출가로, 독일 최고 권위의 파우스트상 후보에 오르고 오페라 전문지 '오펀펠트'가 선정한 '올해의 예술가'로 주목받은 인물이다. 그는 레지테아터 기법을 활용해 원작의 틀을 과감히 해체하고 시공간을 초월한 새로운 해석을 선보인다. 이러한 접근은 전통 창극에 현대적 감각을 불어넣어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작창과 음악감독은 <귀토>, <리어> 등 다수의 작품에서 음악적 역량을 인정받은 한승석이 맡았다. 그의 깊고 섬세한 음악 언어는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며 작품의 중심축을 단단히 지탱한다. 무대 디자인은 세계 유수의 오페라 페스티벌 경력을 가진 독일 무대팀이 합류해 시각적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이로써 <심청>은 음악적, 시각적으로도 국제적 수준의 작품으로 완성됐다.

 

주요 배역은 더블 캐스팅으로 구성되어 다채로운 해석을 선보인다. 타이틀 롤인 '심청' 역에는 국립창극단의 김우정과 공개 오디션을 통해 발탁된 소리꾼 김율희가 나선다. 김우정은 맑은 미성으로 <변강쇠 점 찍고 옹녀>, <춘향>, <정년이> 등 다양한 작품에서 주목받은 배우다. 김율희는 국악그룹 '우리소리 바라지' 소속으로, 판소리 '춘향가' 이수자이면서도 재즈, 레게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실험적 뮤지션이다. 두 배우의 상반된 매력은 심청 캐릭터에 각기 다른 색채를 입힐 것으로 기대된다.

 


'심봉사' 역은 국립창극단의 간판스타 김준수와 유태평양이 맡는다. 다양한 레퍼토리를 소화해온 두 배우는 이번 작품에서 눈먼 심봉사를 통해 사회의 고정관념과 기득권을 상징하는 인물로 그려낸다. 이는 전통적인 심봉사 캐릭터에서 벗어나 현대 사회의 문제를 투영한 새로운 해석이라 할 수 있다.

 

'뺑덕어멈' 역에는 민은경과 이소연이 캐스팅됐다.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강한 소리와 애원성이 특징인 민은경과, 맑은 성음과 섬세한 감정 연기가 돋보이는 이소연은 각기 다른 매력으로 뺑덕어멈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구현할 예정이다.

 

이번 <심청>은 단순한 고전 재현을 넘어, 현대 사회의 문제의식을 담아낸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효와 희생이라는 전통적 가치관에서 벗어나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새로운 해석은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적 수준의 제작진과 국내 최고의 창극 배우들이 만들어낼 시너지는 한국 전통 공연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것이다.

 

공연 예약 및 문의는 02-2280-4114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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