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시진핑 오기 전 '이 사람'이 먼저 온다…왕이 中 외교부장, 내달 전격 방한설 '솔솔'

기사입력 2025.09.19. 오후 04:31
 이재명 정부가 동맹국 미국과 이웃 강대국 중국 사이에서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실용주의 외교의 고삐를 단단히 쥐고 있다. 지난달 말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굳건한 동맹 관계를 재확인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대중국 외교에 세심한 공을 들이는 모습이 뚜렷하다. 이러한 외교적 흐름의 정점은 다음 달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정상회의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참석 여부가 현 정부의 외교 성과를 가늠할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러한 중차대한 시점에, 지난 17일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중국 베이징에서 성사되며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만나 회담과 만찬을 포함해 총 3시간에 걸쳐 양국 간의 핵심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제는 단연 한반도 문제였다. 조 장관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위한 실질적 진전을 이뤄내겠다는 우리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전달하며,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는 데 중국 측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강력히 당부했다. 이에 왕 부장은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화답하며, 앞으로도 관련 문제에 대해 긴밀하게 소통을 이어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모두의 관심이 쏠렸던 시진핑 주석의 방한 문제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진전이 감지되었다. 비록 양국의 공식 보도자료에 명시적으로 포함되지는 않았으나, 회담 후 조현 장관은 특파원 간담회에서 "시 주석의 내달 경주 APEC 정상회의 참석이 확실한 것으로 느꼈다"고 밝혀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왕 부장 역시 올해 한국, 내년 중국으로 이어지는 APEC 연속 개최가 한중 관계 발전에 있어 양국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하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나아가 조 장관은 APEC 정상회의에 앞서 왕 부장의 방한을 공식 초청했고, 왕 부장은 "조만간 한국에서 만나길 기대한다"고 화답해 이르면 다음 달 중 그의 방한이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조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한미동맹의 공고한 발전과 동시에, 국익과 실용에 기반한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성숙한 발전을 함께 추진해 나가는 것이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임을 명확히 설명했다. 왕 부장 또한 이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며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격상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하자고 화답했다. 다만, 민감한 현안에 대한 우리 측의 입장 표명도 분명히 있었다. 조 장관은 서해상에 중국이 무단으로 설치한 구조물 문제에 대해 항의의 뜻을 담아 문제 제기를 했고, 중국 측은 "한중 실무 협의가 잘 진행되고 있으니 이를 통해 잘 관리해나가자"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왕 부장은 회담 말미에 최근 중국 국민 구조 과정에서 순직한 고(故) 이재석 경사의 숭고한 희생에 대해 중국 정부를 대표하여 깊은 애도를 표하며 대화의 마무리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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