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엔 '대출 강화' 기업엔 '숨통'…4분기 대출태도 엇갈려
기사입력 2025.10.27. 오후 06:18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4분기 국내 은행권의 가계대출 문턱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9월 1일부터 15일까지 국내은행 18곳을 포함한 총 203개 금융기관 여신 총괄 책임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설문조사에서, 4분기 은행의 대출태도 종합지수는 –14로 집계되었다. 이는 전 분기인 3분기의 –28보다는 마이너스 폭이 다소 축소된 수치이나, 여전히 금융기관들이 전 분기 대비 대출 심사를 강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임을 시사한다. 대출태도 종합지수의 마이너스 부호는 대출태도 강화, 신용위험 감소, 대출수요 감소를 의미하며, 플러스 부호는 그 반대를 나타낸다. 이러한 경향은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와 맞물려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세부 대출 주체별로 살펴보면, 가계 주택대출은 –28, 가계 일반대출(신용대출 등)은 –19를 기록하며 모두 대출태도 강화 우위가 예상되었다. 다만, 3분기에 각각 –53과 –36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강화 의견이 다소 약화된 양상을 보였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와 관련하여 "6·27 대책 및 후속 대책의 영향으로 주택 관련 대출과 신용대출 모두 대출태도가 강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하며 정부 정책의 영향을 강조했다. 반면, 대기업 대출은 6, 중소기업 대출은 3으로 각각 플러스 수치를 기록하여, 기업 대출에 대해서는 대출태도가 소폭 완화될 것으로 관측되었다. 이는 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에 대한 은행권의 인식이 가계와는 상이함을 보여준다.

4분기 대출수요 종합지수는 –5로, 3분기의 –6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며 전반적인 대출 수요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었다. 특히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가계 주택대출 수요는 –31을 기록하며 상당한 감소가 예상되었다. 이는 주택 시장 안정화와 가계 부채 증가 억제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대출 수요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대기업 대출 수요는 11, 중소기업 대출 수요는 19로 각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이는 국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들이 운전자금 확보 및 유동성 관리를 위한 대출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의 자금 수요 증가는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기업들이 생존과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은행들이 예상한 4분기 국내 신용위험 종합지수는 25로, 3분기(28)보다 소폭 낮아졌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기업의 신용위험은 11, 가계의 신용위험은 22로 각각 나타났으며,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은 33에서 28로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한국은행 관계자는 "기업 신용위험은 국내외 경제 여건 불확실성 지속과 업황 부진에 따른 수익성 저하 우려 등의 영향으로 경계감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가계 신용위험 역시 취약 차주 중심의 건전성 악화 우려 등으로 경계감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이며, 전반적인 신용 위험에 대한 금융기관들의 경계심이 여전히 높음을 시사했다. 이는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 유지를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선제적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