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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펜터, 백악관에 "내 노래 쓰면 횡령죄?"…트럼프 'K-팝스타'에 혼쭐
기사입력 2025.12.03. 오전 10:29
글로벌 팝스타 사브리나 카펜터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에 맞서 백악관을 공개적으로 규탄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백악관이 이민자 추방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카펜터의 히트곡을 배경 음악으로 사용하자, 카펜터는 이를 “사악하고 역겹다”고 맹비난하며 자신의 음악 사용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주 방위군 2명이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민자에게 총을 맞은 사건을 계기로 반이민 정책 드라이브를 강화하고 있다. 백악관은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불법 이민자들을 제압하고 수갑을 채우는 장면 등이 담긴 영상을 소셜미디어 계정에 게재했는데, 여기에 카펜터의 인기곡 ‘주노(Juno)’를 배경 음악으로 깔았다.
이에 카펜터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비인도적인 의제를 위해 나와 내 음악을 절대 이용하지 말라”며 정부를 향해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백악관의 영상 사용을 “사악하고 역겹다”고 표현하며, 자신의 음악이 정치적 선전 도구로 사용되는 것에 대한 강력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사브리나 카펜터는 현재 미국 팝 음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아티스트 중 한 명이다. 2011년 데뷔 후 오랜 무명 기간을 거쳤으나, 지난해 싱글 ‘에스프레소(Espresso)’가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메가 히트를 기록하며 커리어의 전환점을 맞았다. 이후 발매한 ‘플리즈 플리즈 플리즈(Please Please Please)’와 정규 6집 앨범 ‘쇼트 앤 스위트(Short N' Sweet)’까지 연이어 성공시키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 2월 그래미상에서 2관왕을 차지하는 등 대중성과 음악성을 모두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커리어 정점에 선 팝스타가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것은 이례적이며, 그의 정치적 소신 표명은 큰 파장을 낳고 있다.
백악관은 카펜터의 규탄에 대해 즉각적이고 거친 반격을 가했다. 백악관 대변인은 “‘병든 괴물(불법 이민자)’을 옹호하는 사람은 바보이거나 머리가 느린 것”이라고 비난하며, 카펜터의 발언을 폄하했다.
카펜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음악 사용을 규탄한 가장 최근의 유명인이 됐다. 과거에도 트럼프 선거 캠프가 비욘세의 노래 ‘프리덤(Freedom)’을 사용하려 하자 비욘세 측이 법적 소송을 경고하며 사용을 막은 바 있다. 이외에도 스웨덴의 아바(ABBA), 록 밴드 푸 파이터스, 싱어송라이터 케니 로긴스 등 다수의 아티스트들이 트럼프 측에 자신의 음악 사용 중단을 요구해왔다.
다만, 예외적인 사례도 있다. 밴드 빌리지 피플은 2020년 트럼프 유세장에서 ‘Y.M.C.A.’ 사용 중단을 요구했으나, 2023년 말 원년 멤버가 "당선인이 진정으로 이 노래를 좋아하는 것 같다"며 태도를 바꿔 사용을 계속 허용했다. 이 노래는 트럼프의 재부상과 함께 역주행하며 지난해 말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 카펜터의 공개적인 반발은 예술가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정부의 대중문화 콘텐츠 사용을 둘러싼 논란을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