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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귀환'…레전드 트로피 받고, 벽화까지 생긴 손흥민의 '완벽한 피날레'
기사입력 2025.12.10. 오후 06:04
'레전드'가 '왕'의 대관식을 치르며 홈 팬들과 뜨겁게 작별했다. 10년간 토트넘 홋스퍼의 심장으로 활약했던 '손세이셔널' 손흥민(33·LA FC)이 10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다시 찾아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슬라비아 프라하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앞두고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손흥민은 "안녕하세요, 쏘니가 여기에 왔습니다"라는 첫마디로 6만 관중의 우레와 같은 함성을 이끌어냈다. 그는 "여러분들이 저를 잊지 않기를 바랐다. 정말 엄청난 10년이었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저는 언제나 토트넘의 일원이 되고 싶고, 항상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말하며 구단과 팬들을 향한 변치 않는 애정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언제든 LA를 방문해달라"는 인사를 남긴 그는 팬들의 함성에 화답하며 살짝 눈시울이 붉어진 모습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손흥민의 작별 인사는 그가 구단 역사에 어떤 존재인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자리였다. 그의 인사가 끝나자 토트넘의 또 다른 전설인 레들리 킹이 직접 나와 구단의 상징인 수탉 모양의 특별 트로피를 전달하며 예우를 갖췄다. 동료들의 찬사도 이어졌다. 가레스 베일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마지막을 트로피로 장식하는 선수는 흔치 않다. 넌 토트넘의 살아있는 전설"이라며 박수를 보냈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사무국 역시 공식 SNS에 '손흥민을 위한 영웅의 환대'라는 글과 함께 그의 고별사 영상을 공유하며 레전드의 마지막 길을 조명했다. 토트넘 구단 역시 손흥민의 방문에 맞춰 경기장 인근에 그의 상징인 '찰칵 세리머니'와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모습이 담긴 대형 벽화를 공개하며 영원한 전설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여름, 미처 제대로 된 작별 인사를 나누지 못했던 손흥민과 팬 모두에게 반드시 필요했던 순간이었다. 손흥민은 10년간의 동행을 마무리하고 미국 LA FC로 이적하기 전, 마지막 경기를 한국에서 치렀다. 이 때문에 런던 현지 팬들과 직접 작별할 기회를 갖지 못했고, 그는 여러 차례 인터뷰를 통해 "런던으로 돌아가 팬들을 직접 만나 작별 인사를 할 자격이 서로에게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해왔다. 마침내 MLS 시즌을 마친 휴식기를 이용해 그 꿈이 현실이 된 것이다. 당초 리버풀전에 방문할 것이라는 소식만으로도 경기 티켓이 순식간에 동이 날 정도로 팬들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손흥민은 단순한 '에이스'를 넘어 토트넘의 역사를 바꾼 선수로 기억될 것이다. 통산 454경기 173골 101도움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은 물론, 2021~2022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FIFA 푸스카스상 수상 등 수많은 영광의 순간을 만들었다. 무엇보다 가장 빛나는 업적은 지난 2024~2025시즌, 구단의 지긋지긋했던 '무관'의 사슬을 끊어낸 유로파리그 우승이다. 이는 17년 만의 메이저 트로피이자, 41년 만의 유럽대항전 정상 등극이었다. 해리 케인, 가레스 베일, 루카 모드리치 등 수많은 월드클래스 선수들도 해내지 못했던 위업을 달성하며, 손흥민은 토트넘 역사상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 올린 13명의 주장 중 한 명으로 자신의 이름을 영원히 새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