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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칼날, 이번엔 방산 거물들…8명 전격 해임

기사입력 2025.12.26. 오후 02:23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도하는 군부 숙청 작업이 방위산업계 고위급으로까지 확대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중국의 국정 자문기구인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가 최근 항공기 엔진, 위성, 탱크 등 핵심 방산 대기업의 전·현직 회장과 부사장 4명을 포함한 8명의 위원직을 전격 해임한 것이다. 정협 위원직 박탈은 통상 심각한 기율 위반이나 부패 혐의에 연루되었을 때 이뤄지는 조치라는 점에서, 이들이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와 국가감찰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 이는 지난 10월 최고위급 장성 9명이 '심각한 직무 범죄' 혐의로 숙청된 데 이은 후속 조치로, 군부와 방산 업계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사정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에 해임된 방산 인사들의 면면은 충격적이다. 군용 및 상업용 항공기 엔진의 핵심 공급업체인 중국항공엔진공사의 차오젠궈 전 회장, 미국의 스타링크와 경쟁하는 위성 인터넷망 구축을 주도해 온 중국위성네트워크그룹의 장둥천 전 회장이 포함됐다. 또한, 중국 최대의 무기 수출입 기업이자 탱크 등 장갑차 개발을 담당하는 중국병기공업집단(노린코)에서는 쩡이 전 부사장과 판유산 부사장이 나란히 명단에 올랐다. 이들은 모두 각 분야에서 중국의 군사 굴기를 이끌어 온 핵심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이번 숙청이 단순한 비리 척결을 넘어 시 주석의 군 장악력 강화 및 방산 시스템 재편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숙청의 칼날은 방산업계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인민해방군의 자산을 관리하는 룽퉁 자산운용그룹의 마정우 사장, 중국 최대 발전기 제조업체인 둥팡전기공사의 위페이건 사장, 국영 에너지 대기업인 중국에너지투자공사의 류궈웨 사장 등 군과 밀접한 국유기업 수장들도 대거 해임 대상에 포함됐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우한에 긴급 설립되었던 레이선산 병원의 왕싱환 전 원장까지 포함된 것은 이번 사정 작업의 범위가 얼마나 광범위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는 방산, 군 자산 관리, 에너지 등 국가 전략 산업 전반에 걸쳐 뿌리내린 부패 고리를 끊어내려는 시 주석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이러한 대규모 숙청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해임 결정 직전, 시 주석이 직접 참석한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는 중앙기율검사위와 국가감찰위의 내년도 업무 계획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내년에 더욱 높은 기준과 구체적인 조치를 통해 포괄적이고 엄격한 사정 작업을 펼칠 것이 예고됐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반부패 캠페인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임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시진핑 3기 체제를 공고히 하고 군 현대화의 걸림돌을 제거하려는 목표 아래, 중국 군부와 관련 산업계에 불어닥친 숙청의 칼바람은 한동안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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