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병원에서 개최된 '2025 명지병원 뇌신경 융합 심포지엄'에서 뇌전증에 대한 국가 차원의 장기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우리나라 뇌전증 치료의 선구자인 이병인 교수가 좌장을 맡은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모여 뇌전증 치료의 최신 동향과 사회적 과제를 논의했다.

 

명지병원 신경과 이서영 교수는 뇌전증이 치료 가능성이 높은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이 사회적 낙인으로 인해 실직, 교육 기회 박탈, 결혼 차별 등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뇌전증 환자의 사망률이 일반인보다 2~5배 높고, 전국적으로 19만 명 이상이 이 질환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만큼 국가적 차원의 대응책과 지역 기반 관리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에드번트 헬스병원의 이기형 교수는 뇌전증 환자의 약 30%가 기존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약물난치성 뇌전증을 앓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환자들에게는 유전자 기반 치료, 신경조절술, 세포 치료 등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뇌 속 억제세포를 직접 주입해 발작을 조절하는 신개념 세포치료제 'NRTX-1001'의 임상 성과를 소개하며, 뇌전증 치료가 단순 생존을 넘어 삶의 질과 사회 복귀까지 고려하는 정밀 의료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대병원 소아신경외과 피지훈 교수는 뇌전증과 동반된 저등급 뇌종양 치료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조기 발작을 유발하는 종양은 수술을 통해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지만, 병리적 이질성과 MRI로 식별되지 않는 '위성 병변'으로 인해 완전 절제가 어려워 장기적인 재발 위험이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희귀 뇌종양인 DNET의 경우, 수술 후 10년이 지나도 발작 없이 지내는 비율이 68%에 그치기 때문에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정밀 영상 기반의 수술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병인 뇌전증센터장은 센터 개설 3주년을 맞아 열린 이번 심포지엄이 뇌전증 치료의 최신 지견을 공유하고 환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의료의 역할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이를 계기로 뇌전증 치료의 전문성을 더욱 강화하고 진료의 지평을 넓혀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왕준 이사장은 전문가의 이름을 내건 '이병인 뇌전증센터'가 개소 3년 만에 전국의 난치성 환자들이 찾는 치료 거점으로 성장했다고 밝히며, 역량 있는 의료진을 바탕으로 국내외 전문가들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명지병원이 뇌전증 분야 최고 수준의 병원으로 도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명지병원은 2023년 이병인 교수의 이름을 내건 '이병인 뇌전증센터'를 개소하여 뇌전증 치료의 중요한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