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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도 받았는데 나는 왜 안돼?...트럼프의 집착 부른 노벨평화상의 저주

기사입력 2025.06.24. 오전 11:0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가능성이 최근 며칠 사이 극단적으로 변화했다. 파키스탄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한 직후,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면서 수상 가능성이 멀어졌다가, 이스라엘-이란 휴전 중재 성공으로 다시 부상하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파키스탄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고 발표했다. 추천 이유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키스탄과 인도 양국 간의 활발한 외교적 접촉을 통해 전략적 통찰력과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했다"며 "두 핵보유국 간의 충돌을 막아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했다"고 설명했다. 파키스탄과 인도는 올해 초부터 카슈미르 지역을 두고 충돌해 사상자가 속출했으나, 지난달 8일 미국의 중재로 휴전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파키스탄의 추천 직후인 22일, 미국은 이란을 폭격하는 '한밤의 망치' 작전을 감행했다. 이에 파키스탄은 즉각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파키스탄 당국은 "이란에 대한 미국의 공습은 국제법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특히 IAEA의 감시 아래 있는 시설들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다만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 철회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상황은 23일 급반전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을 하는 것으로 완전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로써 12일간 이어지던 양국 간 무력충돌이 중단되었고, 트럼프의 노벨평화상 수상 가능성도 다시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노벨평화상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1기 행정부 시절에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에는 "취임 24시간 내 전쟁을 끝내겠다"는 공약으로, 그리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종식을 통해 노벨평화상을 노려왔다.

 

특히 이란 폭격 직전인 20일, 트럼프는 자신의 SNS에 "나는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전쟁을 막았어도 노벨 평화상을 받지 못할 것"이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이란 문제에서 어떤 결과를 내더라도 나는 노벨평화상을 받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국민은 알고 있고, 그것이 나에게 중요한 전부"라고 적으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제 2009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이후 미국의 현직 대통령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다시 열렸지만, 이란 폭격과 휴전 중재 사이의 모순된 행보가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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