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민주당 vs 국힘, 법사위 놓고 평행선..24일 다시 회동
기사입력 2025.06.24. 오후 03:10
문진석 수석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까지 네 번째 협상이 있었지만 민주당 입장엔 변화가 없다”며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장을 요구했지만, 이는 이미 1년 전 1기 원내지도부가 합의한 사항이며, 상임위원장 배분은 지금 논의할 시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글로벌 경제 상황이 불안정한 만큼 여야가 협력해 조속히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며 “추경안, 인사청문회 등 민생과 관련된 현안을 통과시키는 데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번 임시국회 회기가 7월 4일 종료되기 때문에, 추경안 통과를 위해서는 이번 주 내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문 수석은 “7월 4일 전에 추경안을 통과시키려면 이번 주에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며 “24일 오전 여야 원내대표단 회동에서 다시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지난 원내지도부에서 합의된 2년 임기 원칙에 따라 기존 상임위원장 배분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법사위·예결위·운영위를 모두 독식하는 것은 “사실상 일당 독재의 고착”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유상범 수석은 “문진석 수석은 지난해의 상임위 배분이 합의된 것이라 했지만, 당시 민주당은 12개 상임위를 일방적으로 배정했고, 나머지 7개에 대해서만 수용 여부를 물었다”며 “이건 합의가 아닌 통보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거대 여당이 국정 운영에 필요한 핵심 상임위를 모두 차지하는 것은 이재명 대표의 독주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유 수석은 “혁신을 외친다면서 협상에는 전혀 양보 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일방적 독주는 결국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다수당의 독재 체제로 전락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 자리를 야당에 넘겨야 여야 간 견제와 균형이 이뤄진다고 주장하면서, 상임위원장 재배분을 전제로 본회의 개최 일정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회동 이후 유 수석은 “비정상화된 상임위원장 배정을 정상화해달라는 요구를 민주당이 거부했기 때문에 본회의 일정 논의는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었다”며 “오늘로 협상은 끝났다. 더 이상 진척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상임위 배분에서 전례 없는 독점적 구조를 고수하고 있어, 협상 자체가 무의미해졌다고 주장했다.
앞서 여야는 지난 18일과 19일에도 원내지도부 간 회동을 가졌지만,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에서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협상이 공전한 바 있다. 민주당은 2년 임기 협상에 따라 법사위와 예결위 등 주요 상임위를 계속 보유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국민의힘은 이 같은 구조는 협치와 견제를 무력화한다고 맞서고 있다.
한편 여야 협상이 연이어 결렬되면서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추경안 심사 등 주요 안건들도 줄줄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야가 극적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국민 생활과 직결된 예산 및 인사 현안들이 표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서도 타협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장기 교착 상태로 돌입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