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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정, 집착 버리자 다시 우승 문턱에!

기사입력 2025.06.25. 오후 03:41
 임희정(25·두산건설)이 다시 상승세를 타며 KLPGA 투어에서 반등에 성공하고 있다. 2019년 루키 시즌 3승을 올리며 대형 신인의 등장을 알렸던 그는, 2021년과 2022년 연속으로 인기상을 수상하고 동료들이 인정하는 ‘완벽한 스윙’을 가진 선수로 주목받았다. 2022년 한국여자오픈에서 거둔 5승째 이후로는 우승 소식이 끊겼지만, 교통사고 후유증이라는 어려움을 딛고 최근 다시 정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2022년 한국여자오픈 우승은 임희정에게 메이저 챔피언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3년 시드를 안겼다. 하지만 당시 그는 대회를 앞두고 교통사고를 당했으며,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님에도 출전을 강행했다. 이 선택이 이후 긴 부진의 출발점이 됐다. 근육 경직과 피로 누적 등 후유증이 오래 지속되면서 경기력 저하가 나타났고, ‘완벽했던 스윙’에도 흐트러짐이 생겼다.

 

2023년엔 톱10에 7번 들며 회복 기미를 보였지만, 우승은 없었다. 같은 해 30개 대회 중 17개 대회만 본선에 진출했고, 5위 이내 입상도 한 번도 없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제 임희정의 전성기는 끝났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임희정은 이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2025시즌을 앞두고 각오를 다졌다. 특히 올해는 3년 시드의 마지막 해로, 성적이 좋지 않으면 정규 투어 자격을 잃을 수도 있는 중대한 시즌이었다.

 

초반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시즌 첫 5개 대회에서 두 번 컷 탈락하며 20위권 진입도 실패했다. 하지만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6위를 기록하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후 5개 대회 연속 톱10에 들었고, 지난주 더헤븐 마스터즈에서는 시즌 최고 성적인 3위를 기록했다. 현재까지 임희정은 12개 대회에 출전해 톱10 여섯 번, 대상 포인트 10위(168점), 상금 19위(2억6245만원)를 기록 중이다.

 

 

 

이로써 상금 기준으로는 다음 시즌 시드를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기준 시드 커트라인이었던 1억6678만원을 훌쩍 넘긴 덕분이다. 이제 팬들의 관심은 그가 오랜 기간 멈춰 있던 ‘우승’이라는 단어를 다시 꺼낼 수 있을지에 쏠린다. KLPGA 투어는 한 시즌 우승 시 최소 2년의 시드가 보장되기 때문에, 단 한 번의 우승이 장기적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임희정은 자신을 향한 우승 기대에 대해 오히려 담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제는 우승이 다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며 “꾸준히 톱10이나 톱5에 들며 안정적인 경기를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들어 경기 운영 능력이 좋아졌고, 컨디션에 휘둘리지 않고 라운드를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며 긍정적인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체력적으로는 아직 사고 전의 70% 수준”이라며 “예전에는 라운드 후 컨디션 저하로 흐름을 잇지 못했지만, 지금은 몸 관리법을 익혀 마지막 날까지 좋은 경기를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예전에는 우승 아니면 의미 없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낀다”고 말한 임희정은 오히려 우승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나서 성적이 나아지는 역설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임희정은 오는 27일부터 강원도 평창의 버치힐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맥콜·모나 용평 오픈 with SBS Golf’에 출전한다. 총상금 10억 원, 우승상금 1억8000만 원이 걸린 이 대회에서 그는 최근의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버치힐은 핀 위치에 따라 전략이 중요한 코스”라고 평가한 임희정은 “최근 퍼트감이 좋아 만족스러운 경기를 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교통사고라는 큰 시련을 딛고 꾸준한 성장을 통해 다시 우승 문턱에 다가서고 있는 임희정. 비록 아직 정상에 오르진 못했지만, 그의 현재는 분명 이전보다 강하고 단단해진 모습이다. 꾸준함과 전략적 경기운영으로 재도약을 꿈꾸는 그의 다음 행보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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